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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인물편/여성

일본 전국시대 여성 인물편; 전국시대의 골드미스, 이이 나오토라

일본 전국시대 여성 인물편;

전국시대의 골드미스, 이이 나오토라


이이 나오토라(井伊直虎)는 전국시대의 몇 안되는 여성 영주 중 하나입니다. 도토미 이이협곡의 쿠니진인 이이가의 당주를 맡아 '여성 지도우(女地頭)'로 불렸습니다. 이이 나오치카(井伊直親)와 약혼했으나 결혼하지는 못하고 생애 내내 미혼이었다고 합니다.  도쿠가와 사천왕인 이이 나오마사(井伊直政)의 의모입니다.

이이 나오마사(井伊直政)


 '지도우'란 전국의 장원에 두었던 관직으로, 장원을 관리하고, 조세의 징수, 치안 유지 등을 맡았던 벼슬을 말합니다. 전국시대에는 드물게 여성인 나오토라가 어떻게 결혼도 안하고 이 직책을 맡을 수 있었을까요?

 그녀의 아버지 이이 나오모리(井伊直盛)에게는 아들이 없어 그녀를 지로호시(次郎法師)라는 남자아이 이름을 붙입니다. 그렇다고 여자가 남자가 될리도 없어, 사촌인 나오치카를 데릴사위로 데려와 후계자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텐몬 13년(1544년)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모반을 의심해 나오치카의 아버지가 할복하게 됩니다. 2년 뒤에 나오치카는 모반의 누명을 씼게 되나, 이미 나오토라의 혼기는 지났고,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해 버립니다.

 에이로쿠 3년(1560년) 5월 오케하자마 전투에서 아버지 나오모리가 전사해 버리자 나오치카가 뒤를 잇습니다. 하지만 에이로쿠 5년(1562년) 모략에 의해 누명을 뒤집어 쓰고 이마가와 우지자네가 그를 죽여 버립니다. 이렇게 되자 이이가를 이을 사람이 없어져 버려 어머니와 삼촌의 조력으로 에이로쿠 8년(1565년) 그녀는 정식으로 나오토라를 자처하고 당주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게임에 나오는 그녀 일러스트

 전국시대의 여성치고는 드물게 그녀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게 되는데요.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모르겠고, 그녀에게 실례될지 모르겠지만 '안'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혼기를 놓쳤다고 해도 정략결혼을 하는 경우도 왕왕있었던 것을 보면, 그녀의 이이가와 굳이 사이를 다질 필요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후계가 없는 이이가를 수습하느라 바뻐 결혼을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여왕처럼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이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에스기 겐신 여성설이 진짜였다면, 우에스기 겐신과 이이 나오토라는 둘다 독신에다 당주였던 '골드미스'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겐신의 옛 이름이 가케토라 아니었나요? 호랑이 자매라 불러도 되겠네요.

 아무튼 그녀는 여성의 몸으로 힘들게 영지를 지킵니다. 에이로쿠 11년(1568년)에 미치요시(道好)에게 이이타니성을 빼았기나, 이야에스의 힘을 빌어 오히려 그의 성을 빼았기도 합니다. 겐키 3년(1572년)에는 시나노에서 상경을 시도하는 다케다신겐의 야마가타 마사카게(山県昌景)에게 성을 또 빼앗깁니다. 그리고 이야에스가 미카타가하라 전투에서도 대패했지만, 결국 신겐은 건강이 악화되 죽어 그녀는 성을 되찾게 됩니다.

 평생 독신을 관철한 그녀는 나오마사를 데려다 양자로 삼고 키우니, 잘 알고 계시는 도쿠가와 사천왕, 절세 미소년인 이이 나오마사가 바로 그 입니다. 여성의 몸으로 결혼도 안하고 평생 가문을 돌본 그녀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