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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문화편

일본 전국시대; 전국시대 전장에서는 무엇을 먹었는가?

일본 전국시대;

전국시대 전장에서는 무엇을 먹었는가?

 사람이 사는데 빠질 수 없는 것이 의식주입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식에 대해 알아보고자합니다.


 요즘에야 아침, 점심, 저녁이라고 해서 하루에 세끼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래 동양권에서는 아침과 저녁 두끼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점심'이라는 단어 자체도 '마음'(심)에 '점'하나 찍으라는 뜻에서 왔다는 설도 있지요. 아무튼 전국시대에도 이는 마찬가지여서 보통 아침, 저녁 두끼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농부는 점심때쯤 한창 일을 하다 보니, 새참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는 무사들도 마찬가지여서, 점심에 허기를 면할 정도로 음식을 먹곤 했습니다. 일본에서 점심이 일반화 된 것은 에도시대 때부터입니다. 아무튼 지금부터 전국시대의 여러 식문화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전장에서의 식문화


 사실 무사들의 식량은 현지에서 보급하는 것이 기본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계속되자 점령한 뒤에 황폐화된 영지를 얻게 됩니다. 이런 영지를 얻어봐야 오히려 손해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점차 군량을 지참하고 전투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병사들은 3일치의 식량을 천으로 싸서 허리춤에 매고 다녔습니다. 그럼 이 주머니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가 있었을까요?



차례로 떡, 이리고메, 호시이


 이 주머니에는 떡, 이리고메(炒米) 그리고 호시이(干飯)가 들어갔습니다. 떡은 지금 먹는 떡과 같은 그냥 떡입니다. 그리고 이리고메는 현미를 냄비에서 볶아서 만든 것으로 지금의 쌀과자와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한편, 호시이는 밥을 한 다음 이를 물로 씼고, 이를 말린 것으로 그냥 먹어도 되고, 냄비에 넣고 끓이면 인스턴트 밥이 되는 지금의 햇반 같은 것이었습니다. 전투식량은 예나 지금이나 맛없는 것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매실장아찌도 가지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맛이 없는 밥을 먹고 전투하면 사기가 내려가는 것이 당연하지요. 여기서 여러가지 조미료가 등장합니다.


전장의 된장(陣立味噌)


 가장 좋았던 조미료가 바로 미소(味噌)된장입니다. 삶을 콩을 갈아 으깨고, 누룩과 함께 봉투안에 넣어 두면 전장에 도착할 무렵에는 어느새 된장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전장의 된장(陣立味噌)'이라 불렀습니다. 한편, 토란 줄기를 된장으로 졸여, 새끼처럼 꼬아 허리춤에 매고 다니기도 했으니 이것은 '이모가리줄'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은 아까의 호시이와 같이 냄비에 넣고 끓이면 된장국이 되었습니다.



무사들의 식문화



유즈케(湯漬)


 전국시대 무사들이 잘 먹은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유즈케(湯漬)입니다. 도쿠가와 이야에스가 미카타가하라에서 신겐에게 대패하고 똥을 지리며(...) 하마마츠성으로 도망쳐, 유즈케를 먹고 성문을 연채 잠들어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었지요. 이 유즈케는 요즘의 오차즈케(お茶漬け)와 비슷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밥을 한 뒤에 이를 더운물로 씼습니다. 그 다음 밥을 찻잔에 넣고 한번 더 끓입니다. 이 뒤에 밥만 먹고 국물은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전국시대가 지나가자, 이 국물을 된장으로 바꾸기도 해서 이때부터는 국물을 먹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밥과 국물의 비율을 얼마나 맞추는 지가 중요해 졌습니다. 호조 우지야스가 우지마사와 밥을 먹을 때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우지마스가 밥공기에 된장국물을 지나치게 치는 것을 본 우지야스는 한숨을 쉬며 '사람이 식사를 할 때, 몇 번이나 국물을 치며 자연스레 그 양을 기억해 가는데, 이렇게 서툴러서야 한심하구나. 호조의 앞날이 걱정된다.'라고 한탄했다고 합니다. 밥을 이렇게 먹는다고 해서 앞날까지 걱정할 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아무튼 전국시대에 전장에서, 그리고 무사들은 위와 같은 음식들을 먹었었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본게 없어서 뭐라고 설명드리기가 애매했습니다. 오차즈케는 먹어봤는데, 그게 주식이었다니 전국시대 무장들도 불쌍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