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에도 의사는 있었습니다. 단, 이름이 '약사'였는데요. 말 그대로 '약제사'였습니다. 의사가 대단한 직업인 지금과는 다르게 전국시대의 약사의 입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약사 일러스트
아직 일본에서는 의학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외과의 수술'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사가 하는 것은 오로지 환자의 용태를 보고 거기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당시는, 의사는 즉 약사라고 해도 되는 것입니다. 당시의 약학은 중국에서 건너 온 한방을 베이스로 일본의 독자적인 약학이 더해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건너 온 서적을 읽는 사람은 주로 승려였고, 승려는 곤란해 하고 있는 주민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종교적 지도자이자 스승이자 병사였던 승려), 전국시대의 초기 이전에는 승려가 약사를 겸업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약학이 불교에 포함되어 있는 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전국시대를 기점으로 불교와 약학이 명확하게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이것에는, 전국시대이기 때문에 의학과 약학의 수요가 이전보다 늘어난 것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국시대의 영주가에 있어서 약은 군수품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약의 유통을 영주가 관리, 통제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영주가에 직속의 약사는 무사들과 함께 군대의 일원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영주나 가신이 병이 들었을 때도 전속으로 치료에 전념하는 주치의와 같은 역할도 했지요.
또한 약이나 약사는 일반 민중에게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당시의 약사는 매우 중용 되고 있어, 어느 거리에서도 환영되고 관문에서도 자유로이 통행 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이용해 많은 닌자가(그림자에서 활약한 닌자) 평상시는 약사로 변장해 전국을 유랑하며 정보를 모으거나 적국에 잠입하거나 했다고 합니다. 당시의 닌자는 인술의 하나로 약초를 사용해 치료약이나 해독약 그리고 독약의 정제를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약학에 정통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 이었기 때문에입니다.
약 행상인(薬売り)
이러한 약 행상인으로 특히 유명한 것이 '엣츄토야마(越中富山)의 약 행상인(薬売り)'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은 에도시기이기 때문에, 전국시대의 약학의 거점은 '에츠젠'이었습니다. 에츠젠을 지배하고 있던 아사쿠라가는 현지의 약 도매상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전국시대의 약사로서 특히 유명한 것이 일본 의학 중흥의 선조라고 칭해지는 것이 '마나세 도잔(曲直瀬 道三)'입니다. 그는 한방의 본고장인 중국에 유학해 의학을 배운 승려 타시로 미키(田代三喜)의 제자이며, 일개의 농민이면서 그 의술로 쇼군 '아시카가 요시테루'의 주치의에 오른 인물로, 후에 모리 모토나리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등의 전국 다이묘를 왕진했습니다. 그 후, 의료의 기초를 만들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주치의가 되고 나서는 일본 최초의 의학 학교를 설립한 인물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허준'정도의 인물이지요.
일본의 허준, 미나세 도잔
한편, 약학에 이상한 의미로 빠진 것이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그는 자신의 복통을 스스로 조제한 약으로 치료한 이후에 약학에 빠져들어 전국에서 모든 의학서나 약초를 모아 여러가지 약을 만들어 내던 '약 오타쿠'였습니다. '초보가 스스로 조제한 약을 마시고 있는 것은 위험'이라고 한 주치의를 유죄판결을 내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야에스가 상당히 장수한 것을 보면, 이 약들이 효과가 있었는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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