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신시대 역사편;
사츠마번에 토막의 은칙이 내리다
게이오 3년(1867년) 10월 13일, 사츠마 번주인 시마즈 부자에게 '토막의 은칙(討幕の密勅)'이 내렸습니다.
게이오 3년(1867년) 10월 13일은 일본의 역사가 결정된 날입니다. 토사번의 참정 고토 쇼지로우(後藤象二郎), 사카모토 료마가 원안을 생각한 선중팔책(船中八策)을 기초로 한 건백서는 이미 로쥬우를 통해 제 15 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徳川慶喜)의 손에 들어가고 있었습니다.(선중팔책) 하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질지 어떨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료마는 죽음을 각오하는 편지를 보내면서까지 교토로 향했습니다. 요시노부는 니죠성의 넓은 방에서, 수도에 있는 번의 중신들을 앞에 두고, 그 속마음을 말했습니다. 이 요시노부의 결의는 다음날인 14일에 '대정봉환'으로 정식 발표되어 역사에 남게 됩니다.
같은 13일의 밤, 사츠마 번의 오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通)는 이와쿠라 토모미(岩倉具視)의 저택을 방문해 거기서, 시마즈 번주 시마즈 타다요시(島津忠義)와 그 아버지 히사미츠(久光)의 서신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토막의 은칙'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은칙이란 비밀로 내려지는 덴노의 명령서를 말합니다. 긴몬의 변(긴몬의 변), 제 2차 조슈 정벌의 혼란으로, 역적이 되고 있던 조슈번주 모리 다카치카(毛利敬親), 모토노리(元徳) 부자는 이 13일로 관위가 복위 되어, 다음날인 14일에 사츠마와 같은 내용의 은칙을 건네받았습니다.
쥰다이진(准大臣) 나카야마 타다야스(中山忠能), 오오기마치 산죠 사네나루(正親町三条実愛), 나카노미카도 츠네유키(中御門経之) 3명의 공가의 서명과 함께 적혀있는 문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토막의 은칙
조칙을 받들라.
요시노부가 근원으로, 대대로 권세를 쌓아올려 온 겨례의 힘을 의지해, 함부로 충량(忠良)을 적해(賊害)하고, 자주 왕명을 무시해, 결국 선제의 조를 위배해 위협해, 만민을 구학(溝壑)에 빠트려 살피지 않고, 죄악이 도처에 퍼져있으며, 신주(神州)를 경복(傾覆)시키려 하고 있다. 짐은 지금 백성의 부모로 이 도적을 토벌하지 못했다. 위로는 선제의 영혼에 사죄하고 아래로는 만민의 심수(深讐)에 보답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짐의 울분이다. 양암(諒闇)을 돌아보는 것은 만번에 그쳐도 지나치지 않다. 아무쪼록 짐의 마음을 실행해, 적신 요시노부를 진륙(殄戮)해 신속하게 회천(回天)의 공훈을 상주하고, 생령(生霊)을 산옥(山獄)에 편안하게 놓아두라. 이것의 짐의 원이니, 감히 어길 생각을 하지 말라.
'진륙'이란, '다 죽이라'고 하는 것으로, 아예 막부를 토벌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인지 어떤지는 이상한 부분도 있습니다. 은칙은 은밀히 발행하는 것인데,'조칙을 받들라'로 시작한것 자체가 덴노 자신이 발한 것이기 때문에 정식적으로 형식을 밟았다는 것입니다. 3명의 공가의 서명은 있긴 했지만, 화압(花押)도 없고 필적도 본인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하가 대필을 하는 것은 있었기에, 필적이다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만 화압이 바로 본인이 확인했다는 증거로 직접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서명을 한 사람 중 한명인 이와쿠라는 공무합체와 관련된 혼란의 사이, 교토에서 추방당한 뒤었습니다.
아마 이것은 막부의 움직임을 안 조정의 토막파가 그 밤에 움직인 것인듯 합니다. 조정은 이때 확실히 거취를 정한것이 아니었습니다. 토막파 뿐만아니라, 친막파도 있있던 것입니다. 이대로 대정봉환이 이러나서는 친막파의 문신이 득세해, 강행파는 막부를 토벌하는 대의명분이 없어져 버립니다. 대정봉환을 정식 발표하기 전에 사츠마와 조슈에, '어떻게던지 막부를 넘어뜨려라!'라는 명령을 내려야 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14일에 정식 발표된 대정봉환은 다음 15일에 칙허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허락해버면 조정아래에서 막부는 살아남게 됩니다. 이에 토막파가 취한 행동이, 이와쿠라 토모미의 처분 해제였습니다. 12월 8일에 조정에 복귀한 이와쿠라는 다음 12월 9일, 왕정 복고의 대호령이라고 하는 쿠데타를 결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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