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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인물편/여성

일본 전국시대 여성 인물편; 노부나가의 딸, 도쿠히메의 기구한 인생

일본 전국시대 여성 인물편;

노부나가의 딸, 도쿠히메의 기구한 인생

 에이로쿠10년(1567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장남  노부야스(信康)와 오다 노부나가의 딸 토쿠히메(徳姫)가 결혼했습니다.



토쿠히메(徳姫)



 이들은 고작 9살로, 어린 신랑 신부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략 결혼을 한 것입니다. 이 다케치요는 이에야스의 정실 쯔키야마도노(築山殿)와의 사이에 태어난 장남 노부야스(信康)입니다. 토쿠히메는, 고도쿠(五徳)라고도 불렸다는데요 우리나라의 발음으로는 '오덕'이 되어버리네요. 그 후 두 사람 모두 18세가 되는 무렵에 장녀가 탄생해 다음 해에는 차녀도 탄생합니다만, 남자 아이가 태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설에는 토쿠히메와의 사이에 남자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것을 걱정한 쯔키야마도노(쯔끼야마도노)가 아들 노부야쓰에게 측실을 맞이하게 한 일이 갈등의 발단이라고 하지만, 이때는 측실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 그런 일로 하나 하나 질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쯔키야마도노



 그런 중에 도쿠히메가 아버지 노부나가에게 준 것이 바로 '12개 조의 탄핵문(十二か条の弾劾文)'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쯔키야마도노는 저와 노부야쓰님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합니다.

쯔키야마도노는 여자아이밖에 낳지 못한 저를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때립니다.

쯔키야마도노는 오카자키성 안의 호화로운 저택에서 사치스런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쯔키야마도노는 코유슈우의 중국인 의사 겐쿄(減敬)와 바람을 피고 있습니다.

쯔키야마도노는 다케다 가쓰요리에게 오다와 도쿠가와 양가가 멸망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쯔키야마도노는 양가가 멸망한 다음 저를 다케다가 가신의 아내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다케다에게서 오야마다(小山田)라는 가신이 저를 아내로 하는 증서를 보냈습니다.

최근 오카자키성 안에서 춤이 유행하는 까닭은 노부야쓰님이 부덕하기 때문입니다.

노부야쓰님은 춤을 좋아해서 춤을 못추는 이에게 활을 쏴 죽입니다.

노부야쓰님은 타카가리(鷹狩)에서 사냥감이 없자, 지나가던 승려를 놀리고 죽였습니다.

노부야쓰님은 나의 시녀를 '시끄러운 여자'라고 해 입을 찢어 죽였습니다.


 이 서신을 본 노부나가가는 당연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이에야스의 가신 사카이 타다츠구(酒井忠次)에게 진위여부를 묻습니다. 그가 진짜라고 하자 노부나가는 이에야스에게 '신부 쯔키야마도노와 아들 노부야쓰를 죽여라'라고 명령합니다. 동맹관계라지만, 노부나가의 밑에 신종하는 형태였던 이에야스는 명령대로 아내를 죽이고, 노부야쓰에게 할복을 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츠네야마기담(常山紀談)」에는 실은 이 때 타다츠구가  노부야쓰의 시녀를 자신의 애첩으로 한 일로 노부야쓰와 관계가 나빠져 있어 긍정의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토쿠히메의 편지 자체가 에도시대 이후의 기록에 밖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인데다, 내용도 고쳐진 흔적이 있다던가 해서 정말로 토쿠히메가 이런 편지를 쓰고 노부나가에 주었는지가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노부야스(信康)



 아무튼 이렇게 해서 남편 노부야쓰가 할복 해 버린 일로 토쿠히메는 두 명의 딸을 도쿠가와가에 남긴 채로 미노로 돌아와 오빠 노부타다(信忠)에 의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혼노지의 변이 일어나 아버지 노부나가와 함께 오빠 노부타다가 죽어 버려, 그 후 노부나가의 차남인 노부오(信雄; 노부가쯔)의 아래에서 삽니다. 하지만 고마키나가쿠테 전투로 노부오가 하시바 히데요시(후의 도요토미)와 강화를 하며 토쿠히메는 인질로 교토에서 사는 일이 됩니다. 이 시점에서 그녀는 아직 20 대 중반이지만 그 후, 누군가와 결혼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세상이 도쿠가와의 시대가 되고 나서는, 교토에서 은거 생활을 해 장녀 토쿠히메(登久姫)가 오가사와라 히데마사(小笠原秀政)에 시집가고 차녀 쿠마히메(熊姫)가 혼다 다다마사(本多忠政)에게 시집가 잘 살았다고 합니다. 그녀의 인생 또한 전국의 혼란에 삼켜진 것 입니다만, 위의 12개 조 탄핵문이 나온 것은 그녀의 생존 중의 일로, 그녀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