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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역사편

일본 전국시대; 오닌의 란의 판세를 바꾼, 이나리야마 공방전

일본 전국시대;

오닌의 란의 판세를 바꾼, 이나리야마 공방전




 쇼코쿠사의 전투(쇼코쿠사의 전투)는 생각보다 동군과 서군에게 큰 상흔을 입혔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들의 목적은 절대 교토에서 끝을 보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피해는 서로에게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쇼코쿠사의 전투이후로 동군과 서군에는 이렇다 할만한 충돌이 없이 폭풍전야의 고요를 맞이하게 됩니다. 어느덧 오닌 원년이 끝나고, 다음해가 찾아옵니다. 


 딱히 큰 전투가 없으니 동군과 서군은 장기전을 염두에 두게 됩니다. 흙으로 보루를 쌓고, 해자를 만들어 방어를 공고히 하게 되지요. 동군이 20m의 망루를 설치하면, 서군이 30m의 망루를 설치하는 냉전시대의 소련과 미국같은 군비(?)경쟁을 시작하지요. 그러다가 적이 보이면 전투를 하긴 하는데, 아무래도 수도내의 전투가 대부분이다 보니 전략이나 전술이 등장하기 보다는 그냥 동네 패싸움같은 양상이 되었습니다. 원래 일본의 전투는 특유의 서무라이 정신으로 인해 무사끼리의 일대일 대결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투에서는 무사의 대결은 등장하지도 않았고 잡병의 머릿수가 중요하게 되었지요.



호네카네 도우켄(骨皮道賢)과 그의 게릴라 부대, 옷도 채 입지 않은 사람도 있네요



 이 점을 가쓰모토는 주의깊게 보았습니다. 오닌의 란의 소식을 듣고 온 몰락 농민, 건달 패거리들은 싸움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그 안에서 약탈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요. 역으로 말하자면, 이익을 던져준다면, 잡병들을 유효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쓰모토는 태생이 잘 알려지지않은 무명인 남자, 호네카네 도우켄(骨皮道賢)에게 칼을 주고 모병을 시켜 약 300명의 군세를 모은 뒤 후시미(伏見)의 이나리야마(稲荷山)를 점거시킵니다. 그들은 동군의 후방 지원을 맡게 됩니다. 서군으로 옮겨지는 자금, 무기등을 빼앗고 교토의 남쪽 일대를 게릴라 전법으로 낙탈하며 전세를 조금씩 동군으로 기울였습니다. 갑옷도 뭐도 없이 무기도 변변찮지만 번개같이 등장해 질풍같이 사라지는 그들은 게릴라전에 효과적이었습니다.



A가 이나리야마의 위치. 교토의 목덜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결국, 서군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나리야마에 총공격을 실시합니다. 당연하게도 정규군이 아닌 도우켄의 게릴라병들은 순식간에 전멸...이라기 보다는 오합지졸이였기 때문에 순식간에 질풍처럼 흩어져 버렸지요. 하지만 도우켄은 발걸음이 빠르지 않았는지 타카카게에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어이없게 종료된 전투이지만, 이 전투 이후로 최하급 잡병들의 중요성을 깨달은 동군과 서군은 소규모의 잡병 부대를 편재하여 게릴라전을 벌이게 됩니다. 전국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오닌의 난 치고는 상당히 찌질한 경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만, 이 난으로 인해서 쇼군의 권위는 추락하고, 하급무사들의 중요성이 대두하며 일본천하를 누가 쥘 것이냐 라는 물음에 수많은 영웅들이 달려들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