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시대;
오닌의 란의 초전, 5월 전투
지난 포스팅들로 인해 벌어진 오오닌의 난 이후 전국의 다이묘들은 동군과 서군으로 갈라져 11년 동안이나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25만명에 달하는 군대가 싸우는 동안 교토는 완전히 초토화가 되었지요. 고료의 전투 이후 가스모토는 세력을 결집시켰고, 쇼군의 사저를 제압한뒤 쇼군을 확보하고, 천황과 상황의 거처를 무로마치정으로 옮깁니다. 이에 대해 소젠은 교토의 서쪽에 본진을 두고 가스모토의 동군과 대치합니다. 병력은 대략 서군이 11만, 동군이 16만으로 추정하나, 이 수치가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들의 진 사이의 거리는 불과 수백미터인데도, 유명한 장수가 목숨을 잃는 일은 없이 전쟁이 계속되었었습니다. 재밌지 않나요? 25만의 군세가 대치하는데 이런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요? 사실 이때 일본은 다양한 도시국가로 이루어진 국가였습니다. 다이묘들은 각자 자신의 영지의 왕이나 다름없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후계자 분쟁에 참여해 동생 또는 자식이 후계를 이어받는 다는 '명분'을 얻으려 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결착은 각자의 지역적 기반에서 이루어졌지요.
동군과 서군의 대결
점차 커져가던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싶었던 다이묘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동군과 서군에 서서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동군에 참여한 다이묘들은 교코 주변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동군에게는 지역적 유리가 있었습니다. 반면 서군은 지방의 세력이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지요. 동군이나 서군에 참여하지 않은 지방 다이묘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착실히 힘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오닌 5월 20일 쇼군을 옹립한 가쓰모토는 야마나 소젠일파를 수도의 풍기를 문란시킨다 하여 추토(追討)명령을 내립니다. 그로부터 6일 후 동군인 가케다 노부카타가 무로마치정 근처에 있는 잇시키 요시나오 저택을 습격해 점거하면서 오닌의란의 초전인 5월 전투가 발발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서군의 아사쿠라 타카카게가 동군의 호소카와 카츠히사의 저택을 습격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동군의 아카마츠 마사노리가 급히 호소카와저로 향하고, 호소카와저가 있는 이치죠다이큐우(一条大宮)일대는 전장이 됩니다. 일진일퇴 공방이 이틀에 걸쳐 계속되었지만, 사상자만 늘어날 뿐이었습니다. 결국 쇼군 요시미사는 정전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오닌의 란 주요전장
하지만 우유부단한 요시미사의 성격이 어디 가겠습니까, 불과 열흘 후에 요시미사는 가쓰모토에게 아기(牙旗)를 수여합니다. 그리고 무로마치정의 요츠하시몽(四足門)에 거는 것을 허가하지요. 아기는 덴노나 쇼군만이 쓸 수 있는 기로, 사실상 요시미사가 가쓰모토를 지지한 다는 것을 표명한 일이 되었습니다. 가쓰모토는 관령이 된 요시나리의 저택을 포위합니다. 야마나의 서군은 이 상황에 매우 당황하게 되지요. 부득이하게, 소젠은 자택에 본진을 두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위치가 서쪽에 있기에, 서군으로 불러지게 되지요.
갈수록 서군의 사기는 내려만 가고, 전황은 동군으로 기우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쇼군의 아내, 히노 토미코(日野富子)의 뒷통수가 작렬합니다. 원래 자신의 아이를 쇼군에 앉히는 것 밖에 관심이 없던 그녀에게 동생인데 후계를 이으려는 마사나가를 지원하는 동군의 세가 커지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그녀는 자신의 남편에게 귀뜸해 동생인 요시미에게 끊임없는 압박을 가합니다.
때마침 서쪽 자방의 영웅인 오오우치 마사히로(大内政弘)가 군세를 이끌고 오닌의 란에 참여합니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데 쇼군의 자리를 물려받으려다 전장의 한가운데 서고, 자신의 형에게 끊임없는 압박을 받는데다가, 군세내에서 서군에 내통자까지 나오자 요시미는 측근을 데리고 이세(伊勢)로 도망쳐 버립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군의 사기가 쭈~욱 내려가지요. 이 뒤에 쇼코쿠사(相国寺)의 전투와 한 해 뒤 이나리야마(稲荷山)의 공방전을 끝으로 오닌의 란은 소규모 공방전만이뤄지고, 무대는 지방으로 옮겨져, 본격적으로 전국시대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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