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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역사편

일본전국시대; 전국시대의 시작, 오오닌의 난

일본전국시대;

전국시대의 시작, 오오닌의 난



  한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보통 엄청난 혼란입니다. 전국시대도 예외는 아니여서, 커다란 혼란이 기존 무로마치 막부의 체제를 흔들기 시작했고, 여러 영웅들이 천하의 패권을 잡기 위해 들고 일어났지요. 보통 전국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으로 1467년의 오오닌의 난부터라는 설과 1493년에 일어난 메이오의 정변이 시작이라는 설 그리고 호조 소운이 호조 가를 세울 때로 시작을 잡는 설까지 다양한 설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오오닌의 난을 시작으로 잡고, 전국시대를 개막시킨 이 난에 대해 포스팅 하려 합니다.



정무에는 관심없고 예술만 탐닉한 암군 아시카가 요시미사



 무로마치 막부 말기, 제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수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막대한 막부의 재정난과 수많은 쓰치잇키(잇키란 무엇인가?)로 골치를 썩히고 있던 그는 정치를 부하들에게 맡겨놓고, 본인은 건축, 예술에만 탐닉하는 군주였습니다. 기근과 재해가 연이어 닥쳐 아사자의 시체가 강의 물줄기를 막을 정도가 되어도 그는 저택 조영과 사루가쿠(일본의 예능) 그리고 주연에 빠져들었지요. 



요시마사의 걸작 저택 '꽃의 거소(花の御所)'



 그렇게 속세의 일을 잊고 살던 그에게, 한가지 큰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그의 후계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정실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요절했기 때문에 후계로 삼을 만한 이가 없었지요. 그는 은거해 자신의 취미생활에 더욱 매진하려 하였고, 승려가 되었던 친동생 아시카가 요시미를 환속시키고 양자로 삼아 쇼군으로 만듧니다. 물론 동생은 손사래를 쳤지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요시마사는 '내가 아들을 낳더라도 쇼군직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그의 동생을 설득합니다.


 하지만, 그의 첩 도미코가 1년 뒤 아들 아시카가 요시히사를 낳게 됩니다. 도미코는 자신의 아들을 최고권력자로 만드려 하고 당시 정권의 실세인 야마나 소젠과 손을 잡습니다. 그러자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진 요시미 역시 호소카와 가쓰모토와 손을 잡게 됩니다.



동생 요시미(足利義視)요시히사(足利義尚)


  이렇게 쇼군의 후계에 대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정국에도 불구하고, 요시마사는 후계를 정하지 않고 자신의 취미에만 탐닉하게 되었지요. 게다가 분쇼의 정변(文正の政変) 이후로 슈코 다이묘의 압박을 받아 그의 측근들이 제거당하자 그는 완전히 정치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됩니다. 위의 둘의 후계자 분쟁은 점점 커져, 결국 신구세력의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무로마치 시대는 '구세력의 몰락과 신흥세력의 대두'가 이뤄진 시대로, 이 때 성장한 코쿠진, 상인, 농민들은 기존의 체제를 뒤흔들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무로마치 막부 자체가 슈고다이묘들의 합의로 이루어진 것인 만큼 쇼군의 영향력이 적은 것도 이런 혼란에 한 몫을 하였지요.



당시상황



 유력 다이묘들의 후계자 다툼역시 이런 혼란을 가증시켰습니다. 하타케야마 가문역시 쇼군가문과 비슷한 후계자 다툼을 겪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없자 동생의 아들인 미사나가를 양자로 삼아 후계로 삼았는데, 후에 아들인 요시나리를 낳게 된 것입니다. 쇼군인 요시마사는 이를 인정하였지만, 히타케야마의 유력가신들은 미사나가를 후계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 가신들은 주살당했고, 양자가 미사나가는 다른 다이묘에게 도망쳐, 그의 도움을 받아 형을 몰아내고 가문을 차지하게 됩니다.  처음에 요시마사는 마사나가를 하타케야마의 후계로 인정해 줍니다. 우습게도 후에 요시마사는 마사부로를 지지했던 가신들을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에 반발하던 세력을 축출한뒤 요시나리를 후계자 자리에 앉힙니다.


 요시나리는 가문을 차지한 뒤, 미사나가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 때 요시마사의 허가를 받지 않은채 미사나가를 공격하는 것은 쇼군의 지시라고 속이고는 군사를 움직였습니다. 이로인해 요시나리는 신임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요시마사는 마사나가를 하타케야마 가문의 후계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하타케야마 가문의 후계를 두고 2년여 간의 내전이 일어났지요. 이 혼란은 이윽고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전국시대의 개막을 알린 오오닌의 난은 이제막 시작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