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시대 종교편;
약학과 깊은 관계가 있던 도교
보통 일본 전국시대의 종교하면 불교나 남만신교(크리스트교)를 떠올리실 테지만, 도교도 만만치 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위의 두 종교와의 차이라면 도교는 좀더 생활에 녹아 있었다는 겁니다. 특히 도교는 당시 의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더욱 중요했습니다.
전국시대의 도교, 도교와 소변(!)
쥬라쿠(聚楽)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영한 대저택 '쥬라쿠(聚楽)'는 도교의 경전 '상청제진장송(清諸真章頌)'에서 나오는 말을 따 이름 붙인 것입니다. 이렇게 도교는 전국시대의 곳곳에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남방화덕성군신(南方火徳星君信)'은 불교와 도교가 융합된 종교 였습니다. 오행사상의 남방화덕을 신앙하고, 부활이나 극락왕생을 믿는 도교적인 측면이 강한 종교인데요, 모리, 오오우치, 마에다가의 보다이지(菩提寺: 조상의 위패를 모신 절)은 이것을 믿고 있다고 여겨집니다.모리 모토나리는 장수를 위해서 도교의 영약 '국화주(菊花酒)'를 마시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나세 도산
중국 최고의 의학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経)」의 마지막에 '소변'이 기록되고 있는데요, 「본초강목(本草綱目)」이나 헤이안 시대에 편찬 된 「의심방(医心方)」도 분뇨를 약이라고 적고 있습니다.「의심방」에는 뱀에 물리면 인분을 바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국시대에 말의 변이 총상에 효과가 있는 약으로 여겨진 것입니다. 전국기의 의사 마나세 도산(曲直瀬玄朔)은 액취는 소변으로 씻고, 위독한 사람이 있으면 죽통에 넣어서 지중에 묻은 소변을 먹였다고 합니다.
도쿠가와 이야에스와 도교
도쿠가와 이야에스는 약 오타쿠였습니다. 그는 아사마신사와 구노산에 백여종이 넘는 약초를 심은 약초원을 열기도 했습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약탈해간 약학서적들도 몇번이나 읽었다고 합니다. 그는 스스로 약을 조제해 도교의 영약인 '은액단(銀液丹)'을 먹었다는데, 이것의 원료가 수은이기 때문에 이야에스가 일찍 죽은 것은 아닌가 하는데 그는 충분히 장수하긴 했습니다. 아무튼 그는 사후에 '토쇼다이곤겐(東照大権現)'으로 신격화 됩니다. 도교는 훌륭한 인물을 최고신으로 섬겼기 때문이지요.
신이 된 이야에스
도교에는 '경신신앙(庚申信仰)'이라고 하는 것이 있숩니다. 천신은 사람의 선악을 재판해 수명의 장단을 결정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수명이 써진 장부를 '명적'이라고 부릅니다. 「포박자(抱朴子)」는 경신의 날이 되면, 사람의 체내에 사는 3마리의 벌레 '산시(三尸)'에게 그 사람의 선악을 보고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 녀석들은 일종의 요괴에서 주인을 죽이고 사망자의 공물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도교에서는 약을 먹어 퇴치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신사에 머무르는 '미야고도리(宮籠り)'라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이야에스는 게이쵸 4년 도도 다카토라에게 쓴 편지에 '촌백충(寸白の虫)'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는 이것을 자신의 영약의 효능으로 여겼겠지요. 아마 기생충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포박자」에서는 산을 걷고 있으면 7,8촌의 작은 사람이 마차를 타고 있을 때가 있는데 이것을 '육지(肉芝)'라 하며 잡아 복용하면 불로불사가 될 수 있다 라고도 했습니다. 게이쵸 14년에는 슨푸성의 뜰에 손가락이 없는 손을 가진 육괴가 나타나 놀란 가신이 산으로 쫓어버렸다고 합니다. 또,「견문담총(見聞談叢)」에 의하면 이에야스는 하야시 라잔(林羅山)에게 반혼향의 산지를 찾게 시켰습니다. 라잔을 시험한 것이기도 하나, 이야에스가 도교에 푹 빠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닌자와 도교
일본에 문화를 전달한 관륵
닌자가 쓰는 인술의 기원역시 도교의 한 갈래입니다. 백제의 승려 관륵(観勒)이 일본 덴노에게 준 책이 인술의 기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전파가 일본의 닌자를 만들어 냈군요! 관륵이 진상한 책에는 역법, 천문, 지리, 둔갑법 등의 책이 있었다고 합니다. 닌자들의 보법은 도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우호(禹歩)'라는 보법을 사용했습니다. 또, 도교는 곧 당시의 약학과도 관련이 있어 닌자들의 여러 약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인술로 유명한 것이 '육갑술주(六甲秘祝)'입니다. '임병투자개진열재전(臨兵闘者皆陣列在前)'의 9자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인데요. 이는 천태종, 진언종등 다른 불교 종파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사 이야기(武者物語)」에도 기록되어 있으나 정확한 유래는 불명이지만, 도교가 유래인 듯 합니다.
'일본 전국시대 > 문화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전국시대 문화편; 전국시대 여성들의 삶, 여성들의 생활(2) (0) | 2012.12.27 |
---|---|
일본 전국시대 종교편; 신의 가르침과는 다른 폭력성, 남만신교(크리스트교) (1) | 2012.12.26 |
일본 전국시대 정치편; 전국시대 조정이 한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0) | 2012.12.26 |
일본 전국시대 정치편; 오다노부나가의 천하통일에 일조한 시로와리 (0) | 2012.12.21 |
일본 전국시대; 전국시대 전장에서는 무엇을 먹었는가? (0) | 201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