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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북조 시대/역사편

일본 무로마치시대 역사편; 막부 대 마사시게, 치하야성 공방전

일본 무로마치시대 역사편;

막부 대 마사시게, 치하야성 공방전



겐코 3년(1333년) 윤 2월 5일,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가 농성하는 치하야성(千早城)에, 가마쿠라 막부군이 쳐들어갔습니다. 



구노스키 마사시게



 치하야성(千早城)은 콘코산(金剛山) 안에 있어, 3면을 계곡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충지였지만,  둘레는 4 km 정도의 작은 산성으로 지키는 군사도 불과 1000명 인데다 대부분 승병이었습니다. 거기에, 막부의 군세 20만이 쳐들어옵니다. 겐코 3년(1333년) 윤 2월 5일, 드디어 막부군은 공격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우위에 막부군은 제대로 작전을 세우지 않고 공격합니다. 이에 지장 마사시게는 게릴라 전법을 펼쳐 막부군에게 큰 상처를 입힙니다. 그러자 막부군은 충격에 포위로 작전을 변경해 수원을 끊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번 포위작전에 당한 마사시게는 이를 예상하고 있어 충분한 물을 확보한 뒤였습니다. 이에 지리한 농성전이 시작됩니다. 


 어느 날 마사나리는 짚으로 만든 무사 모양의 인형을 20~30개를 만들어 밤 동안에 성밖의 산기슭에 인형을 늘어놓았습니다. 날이 샐 무렵, 일제히 병사들에게 함성소리를 크게 내게 했습니다. 막부군은 이들이 장기의 농성을 끝내고 결사의 항전을 하러 나왔다고 생각하고 빗발과 같이 화살을 쏘아 댑니다. 하지만 지푸라기 인형이 화살을 맞는다고 아파할리도 없고, 화살이 떨어질 무렵을 가늠해 적에게 큰 돌들을 던져 넣어 300명을 죽이고, 500명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게다가 마사시게는 인형들을 가져가 10만개의 화살을 얻었습니다. 이를 '짚 인형의 책(わら人形の策)'이라고 합니다. 



짚 인형의 책



 좀처럼 점령되지 않는 치하야성에 화가 난 막부군이, 교토에서 5,000명의 목수를 불러와 폭 4.5 m, 길이 30 m의 사다리를 만들어 이것을 맞은 쪽의 산에서 성벽으로 걸쳐, 새로운 공격로를 확보했습니다. 이것을 눈치챈 마사나리는 대량의 물총을 준비해, 그 물총안에 기름을 넣고 발사해 충분히 기름에 적셔진 사다리에, 횃불을 내던져 사다리는 단번에 불길에 싸였습니다. 이에 적들은 우왕좌왕하다 사다리와 함께 골짜기 아래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는 '긴 사다리의 계(長梯子の計)'라고 부릅니다. 


 긴사다리의 계


 그런데 위의 '짚 인형의 책'은 「삼국지연의」에서 제갈 공명이, 아래의 '긴 사다리의 계'는 「묵자」에 나오는 에피소드입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태평기(太平記)」의 저자가 두 에피소드를 표절해 마사시게의 일화를 멋지게 전달한 것이지요. 「태평기」는 역사책이 아니고 전쟁소설이기 때문에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아무튼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치하야성을 포위한지 3개월 뒤인 5월 10일, 막부군은 포위를 풀어 퇴각하게 됩니다. 이 치하야성이 버티는 동안 상황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윤 2월 24일에는 호키의 호족 나와 나가토시(名和長年)가  고다이고덴노를 탈출시켜 '막부 토벌의 윤지'를 발포합니다. 하리마에서는 아카마츠 노리무라(赤松則村)가,  히고에서는 키쿠치 다케토키(菊池武時)가 차례로 거병해 가마쿠라 막부는 위기에 빠집니다.